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 징역 3년 선고: 사건 전말
2025년 5월 29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의 조현범 회장이 2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오너가 연루된 중대한 경제범죄로, 법조계와 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번 블로그 글에서는 조현범 회장의 혐의, 재판 과정, 판결 내용, 그리고 이 사건이 한국타이어와 재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배경: 조현범 회장과 한국타이어
- 조현범 회장은 한국타이어의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회장으로, 효성가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입니다. 그는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삼녀 이수연 씨와 결혼하며 화제가 되었으며, 형 조현식 고문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며 한국타이어의 경영을 이끌어 왔습니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타이어 제조업체로, 최근에는 한온시스템 인수와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 등 다양한 사업 확장을 추진해 왔습니다.
- 그러나 조 회장은 2019년 배임수재,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이번 200억 원대 횡령·배임 사건은 그의 두 번째 중대한 사법 리스크로, 한국타이어의 경영 투명성과 그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혐의의 핵심: 200억 원대 횡령과 배임
조현범 회장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약 200억 원에 달하는 회사 자금을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계열사를 지원한 혐의로 2023년 3월 구속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조 회장이 다음과 같은 주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고 밝혔습니다.
- 계열사 부당 지원 (배임 혐의)
조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구 엠케이테크놀로지, 이하 MKT)로부터 약 875억 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하게 해 131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MKT의 이익이 조 회장과 그의 형 조현식 고문 등 총수 일가에 흘러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회장은 MKT 지분 29.9%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6~2017년 MKT로부터 약 108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회사 자금 사적 사용 (횡령 혐의)
조 회장은 회사 자금 50억 원을 지인인 리한의 박지훈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에 합리적인 채권 회수 조치 없이 대여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한, 법인 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회사 명의로 개인용 차량 5대를 구매하거나 리스한 혐의도 포함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타이어에 고용된 운전기사에게 자신의 배우자를 전속 수행하게 해 약 4억 3천만 원의 부당 이익을 취한 혐의, 개인 이사 및 가구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지급한 혐의 등이 있었습니다. - 부정 청탁과 배임수재
조 회장은 지인으로부터 특정 여행사를 한국타이어 계열사의 항공권 발권 업무 대행사로 몰아달라는 부정 청탁을 받고 이를 실행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혐의들을 종합해 조 회장에게 징역 12년과 추징금 약 7,896만 원을 구형했으며, 한국타이어 법인에는 벌금 2억 원, 함께 기소된 임원들에게는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재판 과정: 구속에서 보석, 다시 법정 구속으로
조 회장은 2023년 3월 구속 기소된 후 약 8개월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같은 해 9월 우암건설에 ‘끼워넣기식’ 공사를 발주하고 뒷돈을 챙긴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구속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 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조 회장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여 보석보증금 5억 원과 주거지 제한, 증거 인멸 금지 등의 조건으로 그를 석방했습니다. 이후 조 회장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2025년 2월 27일 결심 공판에서 조 회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모든 것이 제 불찰이며 깊이 반성한다”며 “함께 재판받는 동료들은 한국타이어를 위해 성실히 업무를 수행한 것뿐”이라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그의 범죄의 중대성과 반복성을 강조하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1심 판결: 징역 3년과 법정 구속
2025년 5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조 회장의 10개 공소사실 중 다수를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주요 판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유죄로 인정된 혐의
- 회사 자금 50억 원을 리한에 부당 대여한 혐의
- 법인 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
- 운전기사에게 배우자를 전속 수행하게 한 혐의
- 개인용 차량 5대를 회사 명의로 구매·리스한 혐의
- 특정 여행사 몰아주기 부정 청탁 혐의
- 무죄로 인정된 혐의
- MKT로부터 타이어 몰드를 고가로 구매해 131억 원의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는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타이어 몰드 거래의 가격 책정 방식이 MKT에 유리하게 왜곡되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며, 조 회장이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총수 일가의 지위를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2019년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후에도 유사한 수법으로 범죄를 반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자백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를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며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보석이 취소되었고, 조 회장은 법정에서 즉시 구속되었습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한국타이어 법인과 임원 정모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부장 박모 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습니다.
사건의 여파: 한국타이어와 재계에 미칠 영향
조 회장의 법정 구속은 한국타이어의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최근 한온시스템 인수와 스타트업 투자 등 그룹의 미래 전략을 주도해 왔으며, 그의 부재는 이러한 사업들에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한온시스템의 재무구조 개선과 타이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이라는 그의 비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대기업 오너의 경영 투명성과 윤리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조 회장의 반복된 사법 리스크는 한국타이어의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주주와 투자자들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판결 직후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장기적인 경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결론: 반성과 경영 투명성의 필요성
조현범 회장의 200억 원대 횡령·배임 사건은 대기업 오너의 도덕적 해이와 경영 투명성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습니다. 재판부는 그의 범행이 총수 일가의 지위를 악용한 중대한 경제범죄라고 판단했으며, 법정 구속이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조 회장은 판결 직후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도 반성하는 마음으로 있겠다”고 밝혔으나, 그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영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투명한 기업 문화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재계 전반적으로 오너 중심 경영의 위험성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기업 가치를 추구하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조현범 회장의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실수를 넘어, 한국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